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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21세기 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희귀 언어들

by gold-pass-blog 2025. 2. 10.

1. 희귀 언어의 소멸 위기와 그 원인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한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희귀 언어가 급격히 소멸 위기에 놓이고 있다.  유네스코(UNESCO)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는 약 7,000개의 언어 중 절반 이상이 금세기 안에 사라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은 세계화, 도시화, 경제적 요인, 그리고 교육 시스템의 변화이다. 글로벌 경제가 발전하면서 다국적 기업과 국제 기구의 영향력이 커졌고, 이로 인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와 같은 강세 언어가 더욱 확산되었다. 또한, 도시로의 인구 이동이 증가하면서 지역 사회 내에서 사용되던 소수 언어들이 쇠퇴하고 있다.

교육 시스템 또한 희귀 언어 소멸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많은 국가에서 공식 언어 교육을 중심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국어가 소수 언어인 학생들이 사회적 성공을 위해 다수 언어를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모국어 사용을 줄이게 된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보다 경쟁력 있는 언어를 가르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희귀 언어는 가정에서도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되어, 한때 지역 사회에서 활발히 사용되던 언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2. 21세기 안에 사라질 위험이 큰 희귀 언어들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소멸되고 있는 언어 중 하나는 **알래스카 지역의 '에야크어(Eyak)'**이다. 이 언어는 2008년 마지막 원어민이 사망하면서 사실상 사어(死語)가 되었으며, 현재는 언어학자들이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호주 원주민 언어인 '마부이아구어(Mabuigag)' 역시 원어민이 소수만 남아 있으며, 젊은 세대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또한, **인도 동부와 방글라데시 지역에서 사용되던 '쿠루크어(Kurukh)'**는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수십만 명이 사용하던 언어였으나, 오늘날 대부분의 사용자가 힌디어나 벵골어로 전환하면서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테웨엘체어(Tehuelche)' 역시 아르헨티나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희귀 언어 중 하나다. 이처럼 특정 지역의 고유 언어들이 점차 소멸하는 현상은, 단순한 언어의 변화가 아니라 그 문화와 역사까지 함께 사라지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3. 희귀 언어 소멸이 가져오는 문화적 손실

희귀 언어의 소멸은 단순히 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에 담긴 고유한 세계관, 신화, 전통, 그리고 지식 체계까지 함께 소멸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아마존 열대 우림의 원주민 언어들은 해당 지역의 독특한 생태 지식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언어가 사라지면서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보존하는 전통적인 방식도 점점 잊혀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언어의 상실이 아니라, 인류가 축적해 온 문화적 유산과 지혜가 함께 사라지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또한, 희귀 언어에는 문자로 기록되지 않은 구전(口傳) 지식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일부 아프리카 부족 사회에서는 구전 전통을 통해 수백 년 동안 축적된 역사와 의례(儀禮)가 전승되었으나, 이제는 해당 언어가 사라짐에 따라 그 문화적 자산도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말의 상실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전통, 철학, 그리고 공동체의 정체성까지 사라지는 것과 같다.

21세기 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희귀 언어들



4. 희귀 언어 보호와 보존을 위한 노력

다행히도, 희귀 언어 보존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위기에 처한 언어 아틀라스(Atlas of the World's Languages in Danger)'를 발행하여 소멸 위기에 놓인 언어들의 목록을 정리하고 보존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많은 국가에서 이중 언어 교육을 지원하거나, 원주민 언어 부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에서는 마오리어(Māori)의 부흥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공영 방송에서도 마오리어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또한 희귀 언어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희귀 언어의 단어와 문법을 기록하고, 온라인 사전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젊은 세대가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듀오링고(Duolingo)'에서 하와이어, 나바호어와 같은 희귀 언어 과정을 추가한 것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정부, 학계, 기술 기업이 협력하여 희귀 언어 보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21세기 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언어들을 지켜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