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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소멸 위기의 언어와 그 언어를 지키려는 사람들

by gold-pass-blog 2025. 2. 10.

1.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와 그 원인

전 세계적으로 약 7,000개의 언어가 존재하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이 21세기 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유네스코(UNESCO)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는 언어의 약 40%가 심각한 소멸 위기에 있으며, 특히 화자 수가 1,000명 미만인 언어들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희귀 언어들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은 세계화, 도시화, 강대국의 언어 정책, 경제적 요인, 그리고 교육 시스템의 변화 등으로 꼽힌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와 같은 소위 '강세 언어'가 국제적으로 확산되었고, 소수 언어 사용자들은 생존과 경제적 기회를 위해 주요 언어를 습득하면서 모국어 사용을 점점 줄여가고 있다. 또한, 많은 국가에서는 공식 언어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소수 언어를 배울 기회가 제한되고 있으며, 부모들 또한 자녀의 미래를 위해 경제적으로 유리한 언어를 가르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경제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희귀 언어의 사용 환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언어가 단 몇 세대 만에 급격히 소멸하고 있다.

 

2. 사라질 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언어들

현재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들은 주로 화자 수가 적거나, 젊은 세대에게 전승되지 않는 언어들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알래스카 지역에서 사용되던 '탕기트어(Tlingit)'**는 현재 200명 이하의 원어민만 남아 있으며, 이들 또한 고령층이 대부분이라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칠레의 '야간어(Yaghan)'**는 마지막 원어민인 크리스티나 칼데론(Cristina Calderón)이 2022년 사망하면서 사실상 소멸된 상태다.

아시아에서도 소멸 위기의 언어들이 존재한다. **인도의 '그레이트 안다만어(Great Andamanese)'**는 한때 10개 이상의 방언을 포함한 언어군이었으나, 현재는 극소수의 원어민만이 남아 있다. 중국에서도 소수민족 언어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특히 만주어는 과거 청나라의 공식 언어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원어민이 10명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아프리카 또한 희귀 언어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탄자니아의 '하자어(Hadza)'**는 약 1,000명의 원어민이 존재하지만, 젊은 세대는 스와힐리어나 영어를 선호하면서 점점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나미비아의 '눔어(Nǀuu)'**는 2013년 마지막 원어민이 사망하면서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이처럼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들은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며, 이들 언어가 사라질 경우 해당 공동체의 문화와 정체성 또한 함께 사라질 위험에 놓이게 된다.

 

소멸 위기의 언어와 그 언어를 지키려는 사람들

 

3. 소멸을 막기 위한 노력과 도전 과제

다행히도, 희귀 언어를 보호하고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유네스코는 **'위기에 처한 언어 아틀라스(Atlas of the World's Languages in Danger)'**를 통해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 목록을 정리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은 소수 언어 교육을 강화하거나, 원주민 언어의 부흥을 위한 법적 보호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마오리어(Māori)의 보존을 위해 공영 방송에서 마오리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공교육 과정에서도 마오리어 교육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하와이에서도 하와이어(Hawaiian)를 되살리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법적 보호 정책이 추진되었으며, 현재는 하와이 일부 학교에서 하와이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도 희귀 언어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 듀오링고(Duolingo)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하와이어, 나바호어, 스코틀랜드 게일어(Scottish Gaelic) 등 희귀 언어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일부 언어학자들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희귀 언어를 기록하고, 온라인 사전과 음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희귀 언어 보존은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단순히 언어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해당 언어가 실제 생활에서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미디어, 정부의 지원이 결합된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며, 특히 원어민 공동체가 자발적으로 언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적·사회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4. 언어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과 희망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를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의 **마리 매더슨(Marie Smith Jones)**는 알래스카 원주민 언어인 **에야크어(Eyak)**의 마지막 원어민이었으며, 그녀는 생전에 자신의 언어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 수많은 인터뷰와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멕시코에서는 **아야판 조케어(Ayapaneco)**를 마지막까지 사용하던 두 명의 화자가 언어 복원을 위해 협력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정부와 학계의 지원을 받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칠레에서는 야간어(Yaghan)를 마지막까지 사용했던 크리스티나 칼데론이 자신의 언어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 단어집과 구전 문화를 기록하는 데 힘썼다.

이처럼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언어를 단순한 말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억과 정체성을 담은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며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지속된다면, 희귀 언어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막고, 후세대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희귀 언어의 소멸은 단순한 언어의 변화가 아니라, 해당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 역사, 정체성까지 함께 사라지는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이를 막기 위해 정부, 학계, 기술 기업, 그리고 개인들이 협력하여 보존과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 또한 희귀 언어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희귀 언어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들이 다시 살아나고,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언어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